
일찌감치 와서 앞치마를 두르고 위생 모자를 챙겨 쓴 아주머니가 고구마 순을 다듬는 손길이 바쁘다. 한 아주머니는 오자마자 대걸레로 식당 바닥을 닦으며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얼굴엔 연신 웃음기가 맴돈다. 수박을 자르고 반찬을 만들고 각자 알아서 척척 일을 찾아서한다. 분주한 손길의 이들은 비둘기 봉사단 회원들이다.
비둘기 봉사단은 지난 2003년 설립됐으나 2006년부터 호스피스센터로 바뀌면서 ‘비둘기 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매달 첫째 월요일엔 소망재활원, 넷째 주 화요일엔 사랑의 집, 그리고 둘째 주 목요일에 수정종합노인복지관에서 봉사하고 있다.
봉사내용을 보면 수정종합노인복지관에서는 400여 어르신의 점심식사를 도와주고, 사랑의 집에서도 역시 점심식사를 챙긴다. 소망재활원에선 장애인들을 위해 목욕봉사를 하고 함께 놀아주는 활동을 한다. 음식을 하느라 바쁜 손길을 놀리던 천화옥 씨는 “전 이제 봉사를 한지 일 년이 조금 넘었어요. 나와 같은 손길이라도 필요한 곳이 있어 행복합니다. 이렇게 도와주다보면 뭔지 모르게 뿌듯하고 기분이 좋지요.”라고 말했다.

봉사를 하다보면 나 자신이 더 행복해진다
“저희 비둘기봉사단은 현재 40여명의 회원이 있고, 각자 집안일 등을 겸하다 보니 많은 회원의 숫자가 움직이는 것보다 매번 적당한 숫자의 회원들이 움직이고 있지요. 다들 열심히 봉사 하시고 열정이 대단하십니다.”라는 강 회장의 말이다.
비둘기봉사단의 연령대는 5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회원들 모두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서로 앞장서며 어머니의 손맛과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남을 위해 봉사를 한다는 건 결코 돈이 많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건 더욱 아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누군가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는 푸근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나 아닌 남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는 비둘기봉사단은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들이다. 봉사 가는 날은 설레기까지 한다는 비둘기봉사단 회원들은 모든 사람들이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마음이 좀 더 따뜻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람처럼 사는 것보다 사람답게 사는게 더 어렵다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삭막한 세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애절함을 너무 잘 알고 그들을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하며 사랑과 온정을 나누는 비둘기봉사단 회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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