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뉴스넷

“추어탕 드시고 힘내세요”

이길순 2010. 3. 27. 13:09

“추어탕 드시고 힘내세요”
추오정 남원추어탕


추어탕은 주로 ‘남성들의 음식’으로 대변되는 음식이었다. 스테미너에 좋아 남성들이 많이 찾기도 했지만 주로 남성들만 드나드는 환경 때문에 점차 남성의 음식으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최근 추어탕은 업소 환경과 맛의 변화로 인해 여성 소비자들은 물론 가족 외식 아이템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흥동 자치센터 건너편에 위치한 ‘추오정추어탕’은 이 지역의 여성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이 추어탕 맛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해온 미꾸라지의 비린내를 확실히 잡았기 때문이다.

이 집에서는 굵은 소금과 섭씨 80도 정도의 물에 미꾸라지를 번갈아가며 30분 정도 씻어 미꾸라지 비린내와 겉살 속의 흙내를 없애고 있다. 이런 식으로 씻으면 미꾸라지를 잡았을 때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말끔해진다. 여기에 된장과 들깨와 콩을 갈아 넣어서 구수한 맛을 더하고 갖은 양념에 양파와 대파를 역시 갈아서 넣어 혹시 남아 있을 수 있는 미꾸라지의 잡내를 잡는다. 약간의 칼칼함을 살리기 위해 고추기름을 넣는 것도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추어탕 외에도 추어의 담백한 맛을 통째로 즐길 수 있는 ‘통추어탕’, 추어탕에 담백하고 진한 우렁을 접목시켜 만든 ‘우렁추어탕’, 통추어를 그대로 튀긴 바삭바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미꾸리튀김’ 등이 오리훈제와 함께 무친 야채샐러드와 감칠맛 나는 배추김치와 함께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뛰어난 맛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뚝배기에 담긴 걸죽한 추어탕을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운 한 손님이 “예전에 시골에 살았을 땐 집에서 어머니가 끊여주셔서 맛있게 먹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맛을 잊지 못해 가끔 여기로 추어탕을 먹으러 오지요”라며 이집의 추어탕 맛을 극찬했다.

옛부터 어른들은 몸이 허하면 미꾸라지 탕이나 미꾸라지 어죽을 먹었다. 피부와 혈관, 내장에 생기를 주어 젊음을 유지시키고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 위장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으며, 소화가 빨라 위장질환 등에 적합한 음식이다. 나이가 들어 소화력이 떨어져 있거나 병환 뒤 회복기나 수술 전후의 기력 회복에 많은 도움을 준다.

연일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이상기온 현상이 계속되는 요즘, 뜨끈뜨끈한 추어탕 한 그릇과 다양한 추어음식으로 지친 몸을 든든하게 보충해 보는 건 어떨까.

문의:☎031)757-1977

이길순 기자 eks323@hanmail.net

이길순(2010-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