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가 있는 방

시아버님 첫 제사 때문에 시골 다녀왔어요

이길순 2011. 12. 18. 19:38

올 해 들어 가장 추웠던 지난 금요일 (12월 16일) 정말 추웠어요

작년(96세)에 돌아가신 시아버님 첫 제사 떄문에 시골에 다녀왔지요

제사라고 해봐야 가족 모두 기독교인이라 추도예배만 드렸어요

그리고 나서 시아버님 산소엘 갔고요 서해 쪽이라 눈이 제법 왔더군요

눈이 많이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끄러져 넘어질까 두려운 생각에

털신을 8천원주고 샀지요 털신을 사면서 시아버님 생각을 잠시 했어요

내가 이렇게 내 시아버님처럼 털신을 신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시어머님 올해 94세네요 보기만 해도 눈물이 왈칵 쏟아져요

시어머님을 보면서 내모습이라 생각 했어요

내가 젊었을 떈 시어머님이 어찌나  무섭던지요

여장부 였지요

 

 

인생은 덧없다는거, 금방 지나간다는거 젊었을 땐 그걸  느끼지 못하지요

50대 초반까지도 잘 못 느끼며 살았어요 60이  지나고 나서야 아주 조금 알겠더라고요

하하하 이제 61세 네요

 

남에게 싫은 소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이만큼 늙으며 욕심 부리지 말자고 생각했지요

얼굴이며 목이며 생긴 주름살을 보며 정말 늙어가는구나 생각했어요

젊었을 땐 나는 왜이렇게 다른형제에 비해 못생겼을까 생각도했지요

이런 생각들 모두가 부질없다는것도 이제사 알았어요

겉모습이 아무리 빛난들 아름다운 마음에  비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남은 시간들은 겉모습 다듬는 것보다

마음을 예쁘게 다듬어야 겠다는생각을 해 보았어요

서운한 마음도 욕심이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그저 흘러가는대로 순리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 했어요

 

오늘은 왠지  마구 지껄이고  싶은 날이네요

막걸리 라도 한 잔  마시면서...

 

 

 

                           시아버님 산소에 다녀오는데 아들이 '찍어준 사진이네요 영락없는 할머니지요?

                           털신 신은 내모습 어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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