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JPG)
검도는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무도(武道)다. 하지만 요즘은 생활스포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을 가꾸고 정신 수양은 물론, 호신술까지 겸할 수 있는 다목적 운동이라는 점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최근 불고 있는 검도 열풍 가운데 ‘거합도’가 있다.
성남에서는 단대오거리 인근에 위치한 심의 검도관(관장 신성호)에서 검도와 거합도를 지도하고 있다. 신 관장은 “남자라면 한번쯤은 거합도의 매력에 빠지기 마련인데, 저 역시 거합도의 매력에 빠져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거합도란 자신을 절제하며 날카롭게 다듬어진 진검 수련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적을 베지 않고 제압하는 상생의 검술
거합도의 기원은 15세기 일본 전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만큼 일본 검도의 본류라 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 거합도를 본격적으로 수련하는 곳으로 정태룡(청해 이도재) 선생이 운영하는 국제거합도연맹 한국지부가 대표적이다. 진검 수련을 하지만 적을 베지 않고 제압하는 ‘상생의 검술’인 거합도는 검도를 오랫동안 연마한 사람이 해야 하기에 어린이나 초보들에겐 권하지 않는다. 거합도는 목검보다는 진검으로 수련을 한다.
(555).JPG)
따라서 진검으로 수련이 이뤄지기 때문에 한시라도 마음을 놓거나 아주 작은 실수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 거합도다. 거합(居合)은 상대를 무력으로 굴복시키기 보다는 몸가짐이나 마음가짐으로 모든 부분에서 상대를 압도하거나 굴복시켜 상대를 베지 않고도 제압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일반 검술과 달리 거합도는 칼집 속에 승리가 깃들어있다고 말한다.
한편 심의 검도관에서는 검도도 가르치고 있다. 한창 검도를 배우고 있던 초등학생들은 “처음엔 엄마가 하라고 해서 했는데, 몇 년 지나고 보니 너무 재미있어요”라고 답했다. 여기에 “발차기를 잘하고 주먹이 세며 검을 귀신같이 휘두른다고 해도 모두 무의미하다. 스스로를 안으로 통제할 줄 모르는 사람은 절대 고수가 될 수 없다”고 신 관장이 덧붙였다. 또한 “무술은 안으로 나를 지키고, 밖으로는 적을 지키는 것이자 영혼과 육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진정한 고수라면 기예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꼭 유단자가 아니면 어떠랴 올 겨울엔 검도나 거합도를 통해 자신을 절제 할 줄 아는 체험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725).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