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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등학교 때 신문지에 붓글씨 연습을 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느새 머리에 하얀 눈이 내린 우리네 부모는 나이가 들고 하던 일을 내려놓으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성남문화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강좌 중 하나인 한문서예교실의 김종균 서예가를 만나봤다.
서예란 글씨를 쓰는 사람 자체이다.
서예가 김종균(46세) 씨가 서예를 접하게 된 것은 대학3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 죽고 싶은 마음으로 오랜 방황을 하며 아파하다가 장애3급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6개월이 지나갈 무렵 우연히 서예를 접하게 되었다. 그는 사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러 장애인 복지관에 입소도 했지만,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고 한다.
서예를 시작하게 된 것도 어쩌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그는“서예를 하려면 우선 나 자신을 이겨야 합니다. 가장 두려운 라이벌은 오직 자신이니까요” 라는 의미 있는 말을 했다. 또한 서예를 하기에 한문과 한글이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한글은 처음 쓸 때는 아주 어렵지만 시간이 갈수록 쉬워지고요. 한문은 처음 쓸 때 대체로 쉽지만 시간이 갈수록 어렵지요” 덧붙여 그는 “수강료가 없이 무료라 하여 대충 배울 생각으로 수업시간을 자주 빼먹으면 기량이 쉽게 늘지 않아요. 어떤 일이든 성실하게 하다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지요”라고 말했다.
서예는 자신과의 싸움과 시간과의 싸움이다.
성남 문화의집에서 20여명의 회원들을 지도하고 있는 그는 ‘효파 서예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이며, 성남 미술협회 서예분가 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서예는 다른 것과 달리 한 번 획을 그으면 끝이기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그는 예술은 평생을 두고도 완성할 수 없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좋은 글씨는 맛있는 음식과도 같아서 좋은 작품을 보게 되면 자꾸 뒤돌아보고 한동안 기억에 남는단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2~3년 안에 개인전을 가지는 것이라는 그는 “서예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우선 신중해야 하며, 대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서예를 가르치는 선생이 많은데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며 시스템을 구축해 제대로 선정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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