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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깊은 호수 갤러리를 거닐어 보자!

이길순 2008. 12. 11. 00:05

이 가을, 깊은 호수 갤러리를 거닐어 보자!





수필가이며 시인, 화가인 남금선 대표를 만나다

이름 모를 산새들의 속삭임이 함께 하는 ‘깊은 호수 갤러리’(대표 남금선)는 이 좋은 계절 가을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모란시장에서 11-1 마을버스를 타고 신구대학 식물원 앞에서 내리면 깊은 호수 갤러리를 안내하는 팻말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가 이 자리에 지어진 건 지난 1996년의 일이다.


누드화가로 유명한 남 대표는 6년 동안 운영하던 갤러리를 잠시 쉬다 얼마 전에 다시 문을 열었다. 어렸을 적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였던 그녀는 경희대 교육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1991년에는 수필로 등단했다. 결혼 이후 주부로 살다보니 답답한 일이나 넋두리 할 수 없는 마음을 글에다 풀다보니 어느새 수필가가 되었고 시인이 되어 있었다.






누드, 그 감동의 미학 속으로

누드화가인 남 대표는 누드를 그리는 이유에 대해 “왜 누드를 그리냐는 질문을 받으면 단순하게 ‘아름다워서’ 라고 대답합니다. 벗음의 미학은 표현이 부족하니까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우리의 몸은 진실과 꿈이 공존합니다. 저는 꿈꾸듯 인체(人體)를 그리며 그 내면의 시(詩)를 읽지요”라고 답했다. 또한 자신이 그리는 그림은 신비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수필가이자 시인이기에 자신이 쓰는 글 역시 ‘누드’라고 말한다. 정직한 감동의 순간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한 부분을 여러 사람에 보여주며, 삶의 언어와 행위가 예술이 되기를 소원한다고 말하는 그녀는 순수한 소녀의 모습이었다.


그동안 남 대표는 4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1997년에는 제27회 세계미술대전 입상을 하기도 했다. 또한 1993년부터 1995년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3차례에 걸쳐 시화전을 가졌으며 1990년부터 현재까지 여러 번 그룹전도 가졌다. 한편 한국문인협회와 국제팬클럽한국본부 회원이기도 한 남 대표는 수필집 <아직도 정신없이 사랑에 빠지고 싶다>, <옷깃에 립스틱을 묻히고 싶은 남자>,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 등이 있으며, 시집 누드스케치를 발간했다.


한편 자신만의 공간인 갤러리지만 예술을 논하는 사람이나 미술 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깊은 호수 갤러리를 찾아오길 기대한다. “‘깊은 호수 갤러리에 가면,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그리움을 안고 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충남 당진에도 갤러리가 있는 남 대표는 “남들은 벗은 몸을 그리는 자신에게 옷을 입히라고 말한다. 그러나 홀가분한 벗은 몸이 좋아 네모꼴의 캔버스에 여체를 그린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언어가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전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가을은 너무 짧다. 아마도 아름답기 때문이 아닐까.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그림과 시가 있는 ‘깊은 호수 갤러리’를 만나보길 바란다.




이길순 기자(2008-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