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30년세월을 상대원시장과 함께

이길순 2008. 8. 7. 23:02
30년을 상대원시장과 함께
평택신발 손웅일 사장





35년의 역사를 지닌 상대원시장은 성남시와 함께 해 온 재래시장이다. 지금은 흐르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재래시장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지만, 서민들의 삶은 그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런 시장의 변화에도 30년 째 같은 자리를 지키며 신발과 함께 해 온 손웅일 사장을 만났다.


재래시장 옛 모습 되찾길


작은 아기신발부터 동네할아버지가 즐겨 찾는 하얀 고무신, 장화, 등산화, 구두 등 온갖 신발이 다 모여 있는 상대원시장의 ‘평택신발’. 오래전에 떼어버린 간판이 아니더라도 인근 상대원시장을 찾는 사람이면 어린이도 아는 곳이다. 이곳에서 30년째 신발을 팔아온 손 사장은 그 중 5년은 도매업을 25년은 소매업을 했다.


“1974년즘 상대원시장이 형성됐어요. 그 당시엔 말 그대로 재래시장이었는데, 지금의 모란시장을 연상하면 되겠네요. 당시엔 장사도 잘되고 정말 대단했어요”라며 손 사장은 “그래도 상대원시장이 전통적인 시장인데, 옛날 모습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대형마트도 생기고 재래시장을 찾는 발길도 자연 뜸해졌다. 이로 인해 재래시장이 하나둘 그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손 사장은 “최대한 현재의 공간을 이용해 시골에서 직접 재배한 고추며 깻잎 등을 파는 모습이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보따리 장사를 하는 할머니들을 모아 재래시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희망을 비추기도 했다.




신발과 함께 해온 인생


20대 초부터 신발 장사를 한 손 사장은 “내 인생은 신발과 함께 해왔다”고 말할 정도다. 아침 7시에 매장 문을 열고 밤 11시에 문을 닫는 신발 가게의 하루는 그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아간다. 장사의 특성상 한 번 물을 열면 중간에 닫을 수 없는 형편이라 솔직히 지겨울 만도 하다. 하지만 손 사장은 지친 모습 대신 친절한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장사하는 사람으로 손님에게는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라며 미소를 짓는다. 손님이 많을 땐 피곤함을 모르지만, 손님이 끊긴 시간이면 엄청난 피곤함이 몰려온다는 손 사장. 그러고 보니 매장 안은 마땅히 쉴 곳도 없었다.


평택신발은 여름을 맞아 할인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예전처럼 손님이 많질 않아 씁쓸하기만 하다. 하지만 주민들이 아끼는 마음으로 동네시장을 찾아준다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강산이 3번 바뀌는 동안 상대원시장을 지켜온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길순 기자(2008-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