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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돈가스를 아시나요?

이길순 2010. 9. 15. 00:04

             할아버지 돈가스를 아시나요?
                       수진동 할아버지 돈가스 본점

 

 

 

 지하철 8호선 수진역 지하상가에 가면 ‘할아버지 돈가스’ 본점을 만날 수 있다. 성남에서는 이미 너무 유명한 곳으로 지금은 할아버지에 이어 큰 아들인 강용호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가게 안은 할아버지의 손때 묻은 흔적이 가득했다.


하던 일을 접고 부산에서 올라온 큰아들 내외에게 본점을 맡긴 이후 할아버지는 2006년 개점한 대치동 분점과 분점을 오가며 주방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자녀들이 그만 쉬라고 해도 근 50년 동안 했던 일을 손에서 놓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터. 할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가게를 여전히 지키고 있었다.


할아버지 돈가스는 여러 차례 방송에 나왔을만큼 유명세를 탄 곳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할아버지(강예수, 86)는 젊은 시절부터 요리를 시작, 미8군에서 주방장을 했다고 한다. 할아버지 돈가스의 시작은 서울 잠실의 장미상가였다. 가게를 연 지 10년이 지나자 몸이 아파 잠시 쉰 뒤 성남으로 이사해 지금껏 가게를 이어오고 있다. 처음엔 탁자 2개로 시작했다고 하니 그 안에 쌓인 세월의 무게가 느껴질 정도다.


할아버지 돈가스는 조미료(MSG)없는 소스, 얼리지 않은 생등심 등 소비자와의 약속으로 유명하다. 특히 조미료없는 소스는 특허까지 받았다고 한다.

 

 

  

 

 

     특허받은 소스에 비밀이 숨어있어


생버섯을 갈아 매일 끓이는 소스는 할아버지 돈가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이다. 돼지고기는 국내산 생등심을 사용하고, 여러 가지 과일과 야채를 사용해 72시간 숙성한 영양가득 소스는 특허까지 받은 소스다. 돼지고기를 얇게 펴 바삭하게 튀겨내고 특제소스를 얹어 양배추 샐러드와 함께 나온 돈가스는 그 맛이 부드럽다. 특히 소스의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새콤달콤해 고기의 담백한 맛을 더해준다. 분당에서 일부러 왔다는 김모 주부는 “소문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맛이 담백하고 가격이 저렴해 자주 오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메뉴는 돈가스 보통과 곱빼기, 매운 돈가스, 생선가스, 스파게티, 버섯덮밥, 스페셜 등이 있다. 인근에 학교가 밀집해 이 곳에는 학생들도 많이 찾아온다. 저렴한 가격에도 양이 많은 이유는 자신의 증손자·손녀 같은 학생들을 생각해서란다. 학생 뿐 아니라 오래전 어머니와 먹던 돈가스의 추억을 떠올리며 찾아오는 단골손님도 있다고 한다.


추억의 돈가스는 이제 포크 커틀릿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 주말 포크 커틀릿이 대신 할아버지 돈가스에서 추억과 함께 감칠맛 나는 맛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이길순 기자(2010-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