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것은 /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 오늘도 나는 /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 (중략)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간간이 눈발이 흩날리던 지난 29일, 상대원동 재래시장 한 켠에 자리잡은 원다방을 찾았다. 때마침 다방 한 쪽에 마련된 ‘인터넷 라디오 방송-상대원시장 신나는 방송국’에서는 유치환 시인의 ‘행복’이라는 시가 한 여인의 낭랑한 노래(?)로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방송실의 마이크를 잡은 주인공은 시인이자 시낭송가이며 작가인 장미라씨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상대원시장 신나는 방송국’ 국장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2001년 ‘퉁가리’라는 수필로 지구문학에 등단한 장씨는 “시는 우리들 인생이고 눈물이며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라면서 낭송과 낭독의 다른 점을 이렇게 말했다.
“시를 읽는다와 외우다는 분명 각기 다릅니다. 낭송이란 어휘를 살펴보면 ‘높은 소리로 또는 또랑또랑하게 낭(朗 :밝을 낭)’과 ‘외울 송(誦)’ 자가 합쳐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높은 소리로 또랑또랑하게 외움’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낭송이라 함은 책이나 원고를 보고 읽는 낭독과는 다릅니다”

장씨는 방송진행자들을 대상으로 시낭송을 직접 지도할 뿐 아니라 각종 행사에서 섭외 1순위로 뽑힐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 축가 대신 시낭송이 유행(?)일 정도로 결혼식장 풍경이 바뀌어 가는 것도 장씨의 공이 크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녀만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청중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시를 많이 암송하게 되면 언어 구사력이 상당히 향상됩니다. 평범한 대화에서도 자연스럽게 개성적인 표현이라든지 풍부한 감정 표현이 베어 나오거든요. 그리고 말이 길어질 때에도 좀 더 재미있고 조리 있게 이어갈 수 있게 됩니다”
장씨의 시 예찬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시는 단순한 삶의 기쁨만이 아닌 마음의 갈등, 실망과 좌절, 불만과 분노를 표현하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시 낭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망설이지 말고 한 번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문의 : 신나는방송국 원다방 031)741-1250
이길순 기자 eks3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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